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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작성일: 2016-05-16 17:54 (수정일: 2016-05-16 17:55)

제목 아, 가사도...(3)
작성자
이양래
조회
1541

아, 가사도...(3)

우리는 갔던 길을 다시 내려와 해안을 따라 걸었다. 산모퉁이를 도니 또 다른 선착장이 보였다. 바로 앞에 주지도가 기다리고 있었다. 안개가 계속 붓질을 해 댔다. 상상을 뛰어 넘는 광경을 생출했다. 감탄과 몽한 상태에서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산 정상의 손가락 바위가 구름 위를 둥둥 떠 다녔다. 큰 바위가 우뚝 선 섬의 구름산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이었다.

가사도의 북쪽 끝자락 해변에서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였다. 광산으로 가는 길이다. 산 능선을 따라 난 흙길이다. 임도와 비슷했다. 산을 하나 넘으면 저 멀리 해변 끝자락에 광산이 보인다. 천천히 내려갔다. 흰 암석을 채굴해서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다. 세라믹 등 특수소재로 쓰는 모양이다.

아래쪽에 작은 해변이 있었다. 내려가지는 않고 그냥 왔다. 사방 댐도 보였다. 산을 넘었다. 능선에서 보니 안개골이라는 섬 앞쪽 산이 보였다. 평상시 거기에 가면 아주 멋진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곳이란다. 오늘은 나오는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거기까지는 갈 수 없었다. 구불구불 휘어져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왔던 길을 다시 뒤돌아 왔다. 그늘진 곳을 찾아보았다. 가지고 간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다. 젓가락을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싸리나무를 꺾어 대신했다. 준비를 철저히 해도 꼭 빠뜨리는 것이 있긴 있다.

점심은 정말 맛있었다. 잠시 신발을 벗고 쉬었다. 그 때 마침 진료소장님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계란 삶아 놓았단다. 커피도 준비해 놓았으니 빨리 오란다. 소장님하고는 지난해에 직원끼리 팀을 만들어 제주도에 같이 갔다 온 인연으로 친해졌다. 집에서 직접 키운 유정난이라 제주도에 갈 때 가지고 오셔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진료소에 도착하니 소장님께서 우리를 반갑게 기다리고 있었다. 거실에 들어가니 따끈따끈한 계란이 접시에 담겨 있었다. 어제 잡았다는 자연산 전복과 달달하고 시원한 복숭아 통조림도 내놓았다. 맛이 꿀맛이었다. 소장님께서는 오는 유월말로 정년을 한다고 했다. 주민들에게 너무나 친절하고 잘 해주셨는데..... 정년 후에 살 집을 짓는다고 교회 옆에 터를 잡아 놓았다. 소장님께서 동구 밖에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정년 후에도 행복하고 오래 오래 건강하시기를 소망해 본다.

너무나 큰 환대를 받고 우리는 궁항리로 향했다. 부록이네 집을 방문하고 선착장으로 가기 위해서다. 궁항리는 가사2구라고도 부르는 동네다. 농로 길을 따라 걸음을 재촉했다. 4시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록이 집과 궁항리를 둘러보고 곧바로 마을 표지석이 있는 잔등으로 올라왔다. 큰 마을 표지석이 서 있었다. 아래 부분에 부록이 어머님께서 기증한 것으로 돌에 새겨 있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4시 30분 정도 되었다. 약 7시간 40분 동안 가사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안개가 계속 짙어졌다. 혹시 안개 때문에 배가 쉬미항에서 출항 못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착장 바로 뒤편에 있는 민박 간판이 자꾸 눈에 들어 왔다.

잠시 후 알아보니 배가 출항해서 저도를 지나고 있다고 했다. 도착 시간보다 한참 지나서야 배의 모습이 나타났다. 우리는 5시 30분경에 안개가 자욱한 바다로 나갔다. 산도 섬도 다 어디로 가고 없었다. 섬에 들어 올 때와 나갈 때는 딴 세상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늦은 저녁 7시가 30분 정도 되었다.

5월의 짙은 물감으로 덮여 있는 가사도,
주위의 기이한 섬 사이에서 피어나는 안개처럼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섬,
그곳에는 정이 많고 깊은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 가사도...... 다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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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최종수정일 : 2018-02-06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