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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작성일: 2016-05-16 17:49

제목 아, 가사도..(1)
작성자
이양래
조회
1598

아, 가사도(1)

멀리서 보면 그리움이 피어나는 섬,
가까이 가면 마음이 깊어지는 그 곳, 아, 가사도.......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5월 6일의 기상예보는 전국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것으로 보도가 되었다. 한숨만 나왔다. 우리 부부는 몇 달 전부터 5월 5일 어린이날에 가사도를 가려고 계획했었다. 그런데 지역 행사로 인해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다음날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자 정말 기분이 좋았다. 웬걸 또다시 날씨가 심술을 부린다고 하니 내 어찌 한숨이 아니 나오겠는가. 이럴 때 돌파구는 하나다.

강행하는 것이다. 미래에 예측되는 곤란한 일을 가지고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혹시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걸으면 되고 바람이 불어 섬에서 나오지 못하면 하룻밤 자고 나오면 되지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마냥 즐겁고 신바람이 났다. 새벽 일찍 일어나 도시락과 배낭을 챙겼다. 가사도를 가는 첫 배가 7시 30분에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가사도를 가는 배가 지산 가학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쉬미항에서 뜬다. 7시에 쉬미항에 도착했다. 가사페리가 정박해 있었다.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은 차량을 가지고 온 한사람 뿐이었다. 선원들도 배에 승선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늘에는 바람이 숨어 있는 듯 하고 구름 속에는 비가 뭉쳐 있는 듯 했다. 그렇지만 걱정보다는 얼굴에 스치는 촉촉하고 상큼한 갯 내음이 마냥 가슴을 설레게 했다.

낯선 사람이 보였다. 배표는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 물어 보았다. 파는 데가 없단다. 그냥 배를 타고 선실에 있으면 자기에게 선비를 주면 된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배 선원이었다. 조금 있으니 가사도가 고향인 문부록 계장님이 왔다. 딸과 사위, 손자들과 함께 들어가는 모양이다. 반가웠다.

배는 7시 40분에 출항했다. 바다는 잠잠했다. 밤새 오던 비도 그친 상태였다. 배 선실 바닥은 따뜻했다. 좋은 자리를 찾아 누웠다. 우리와 차량을 가진 두 팀이 승선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손님이 적었다. 선실에는 우리 외에는 들어오는 사람이 없었다. 자기 차량 안에 있는 듯 했다. 선비를 내시오 하는 소리에 돌아다보니 선창에서 보았던 분이었다. 한 사람당 5천원이란다. 벌떡 일어났다. 뱃삯을 주고 창가로 향했다. 바다가 궁금해서다. 이대로 있을 수 없지 하고 밖으로 나갔다.

바다는 조용했다. 비 온 뒤라 주변의 산들은 더 푸르게 보였다. 쉬미항에서 나오니 청용마을과 저 멀리 고사도, 평사도, 작도도가 한눈에 들어 왔다. 전복 양식장과 다시마 부표들이 온 바다를 수놓고 있었다. 조금 더 가니 닭섬이라고 부르는 저도가 보여다. 이 섬은 작지만 동네 앞에 결이 좋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아름다운 섬이다. 최근에 많은 분들이 저도에서 전복양식을 한다고 들었다. 꼭 성공하여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를 지나자 진도 본섬 쪽을 보았다. 안치와 거제, 보전으로 이어지는 해안선과 산세를 옅은 안개가 물 흐르듯이 휘감고 있어 신비스럽고 웅장해 보였다. 가끔 나오는 햇살과 검은 구름이 대비되면서 종교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나는 계속해서 사진을 찍었다.

배를 타고 만나는 섬과 바다, 안개는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가사 5군도가 보였다. 마치 의좋은 형제가 조용히 앉아서 담소하는 것만 같았다. 뱃길에서 멀리 떨어진 혈도, 송도, 사자섬은 아주 작게 보였다. 손가락, 발가락 섬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주지도와 양덕도 옆을 스치듯이 지나갔다. 섬 전체가 수목으로 울창했다. 어떻게 저런 섬 정상에 큰 바위가 우뚝 선 것일까? 자연의 신비에 새삼 경외감이 들었다.

장도와 불도도 배의 위치에 따라 그 모양이 수시로 변했다. 수평선 위에 아스라이 조도와 신안 하의도가 보였다. 바다 위에는 옅은 해무가 생겨나고 있었다. 가사도에 도착했다. 능선에는 4개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작년에 가사도가 에너지 자립섬으로 선정되어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선 것이다. 8시 50분이었다.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었다. 평소보다 시간이 더 소요된 것은 바다 안개와 물 때 때문인 것 같았다.

우리는 가사도 선착장을 출발해서 등대, 십자동굴, 돌목 해수욕장, 돌목 행복마을, 가사도리, 수원지, 광산 등을 거쳐 다시 가사도리, 궁항리, 선착장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선착장 뒤편에 가사도 관광안내 지도를 자세히 보았다. 오늘 걸을 길을 머릿속에 그려 넣기 위해서다. 나가는 배 시간이 오후 2시와 5시라 이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이기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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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최종수정일 : 2018-02-06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