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씻김굿 유럽을 길닦음한다
프랑스 상상축제 공식프로그램 초청 참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한 발자국 다가설 계기될 것”
4월 6일부터 10일간 프랑스와 헝가리 등 무대에 올라

“가자서라 극락으로 가자서라 서방세계로 가자서라
좋은 국토로 극락가고 오던질은 밝아지고
가는 질은 볿아내고 너룬질은 평질되야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은
수레 수레 꽃밭수레 수레밭으로 인도하여
왕생극락을 가시라고 신이로다“(넋풀이 중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 씻김굿'이 유럽에서 선을 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저스트뮤직에 따르면, 씻김굿 등이 포함된 진도 상장례가 국제적인 명성의 '프랑스 상상축제'(Festival de L'Imaginaire)의 공식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열리는 오는 4월6일부터 10일 간 프랑스의 알자스, 파리와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상상축제를 진행하는 프랑스 세계문화의집은 1982년 프랑스 문화부, 파리시, 알리앙스 프랑세즈가 공동으로 설립한 기관이다. 프랑스 무형문화유산협회를 겸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세계문화의집과 전통예술교류 업무협약을 맺고 해외진출의 거점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세계문화의집은 30여년 동안 판소리, 영산재, 산조, 시나위, 전통무용, 영산회상, 가곡, 봉산탈춤, 아리랑을 포함한 경서도민요 등 한국 전통예술을 유럽에 소개했다.

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한불상호교류의해를 맞아 한국 전통예술 특집프로그램으로 진도상장례를 선정한 세계문화의집 아와드 에스베르 관장은 2014년 10월 진도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프로그램과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을 조율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진도의 상장례 민속의식은 유네스코 세게문화유산 등재에 좋은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진도군은 기대하고 있다. 씻김굿은 망자의 고(원한)를 풀어주는 고풀이와 그 영혼을 씻기는 씻김, 편안한 저승길을 기원하는 길닦음 등 예술적 연희성을 가진 무속이다.

진도에서는 무당을 ‘당골’이라고 부르는데, 과거에는 단골판이 있어서 그곳에서만 굿을 하고 다른 당골이 활동하는 곳에는 갈 수 없었다. 지금은 이러한 관계가 미약해졌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유지되던 세습무 당골들도 맥이 끊어지고, 신을 받은 사람들이 씻김굿을 배워서 활동하는 사례가 보이는데, 진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송순단이 그러한 예이다.
진도상장례의 모든 것을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진도의 무형문화재 7가지가 상장례를 중심으로 무대에 선다. 씻김굿, 다시래기, 남도들노래, 만가(상여소리), 진도잡가, 진도 북놀이 등을 선보인다.

강강술래의 예능보유자인 박종숙 명창도 참여한다. 진도씻김굿 예능보유자였던 고 박병천씨의 장녀 박미옥 명인이 단골(진도의 무당)을 맡아서 공연한다. 채정례(의신면 원두리) 명인을 사사한 유하영(지산면 개초리) 씨도 참여한다.
진도의 상여소리는 여성들이 소리를 메기고, 받는 것과 더불어 풍장(꽹가리, 장구, 북, 징)이 꽃상여 행렬을 이끌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행렬 중에는 남도소리인 흥타령을 부르기도 하고, 북놀이를 연행하기도 한다. 상여소리에는 강송대 명창과 박종숙 명창, 북놀이에는 박강렬, 박동천 명인이 참여한다. 유럽 공연에 앞서 국내에서 25, 26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2만원)에서 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