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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작성일: 2017-03-31 14:14

제목 님의 침묵
작성자
박종호
조회
608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을 떠올리며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생각하며

님은 갔습니다. 차마 아이들을 떨치지 못하고 아아 나의 간절한 소망까지
푸른 산빛을 깨치듯 맹골수도 장죽도 가사도 불도 발가락 손가락섬 지나 허사도 돌아 목포신항 컨테이너 숲을 향하여 푸른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4월의 꽃같이 붉고 빛나던 그 맹세는 아직도 팽목항 노란 깃발에 펄럭이는데 차가운 물결 거슬러 목련향을 품고 가슴에 거친 상처를 그으며 그렇게 멀어져 갔습니다.
1080일 그 많은 날, 밤빛을 한 없는 기다림의 그물망을 기우며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던 사람들.
그 아비와 어미들 첫 키스의 추억은 우리들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차마 뒷걸음치지 못하고 떠나갔습니다.
오천만의 국민들이 잠못 이룬 별이 되어 가슴 졸이며 잠들지 못할 때 노란 나비날개짓을 하던 마지막 사연들.
“엄마 보고 싶어요. 아빠 사랑해요”
우리들은 차마 향기로운 딸들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아무리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날처럼 미역밭이 기름줄에 쩔어가면서 떠나가는 것에 단지 원망을 보내지는 않습니다. 애써 침묵하며 아직도 모른다는 법미꾸라지 부류들에게 경고의 파도를 보냅니다.
우리는 오래토록 말을 잃었지만 너무도 긴 일곱시간을 잃어버렸던 한 여인은 제 죄를 인정치 않으려 7시간을 곱씹어 버티었습니다.
그는 갔습니다. 우리는 결코 자작나무 삼성궁으로 보내지 않았습니다. 죄의 원천을, 뇌물수수 혐의로 포승줄을 만들어 불통의 수의를 묶어 올린머리 없는 방으로 보냅니다.
그러나 이별은 단지 눈물의 원천을 만들지 않습니다. 3년을 붙들어 오며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을 것입니다.
떠나가는 것은 세월이 아닙니다. 빼앗긴 시간의 바다에서 우리는 비로소 진실을 인양하게 될 것입니다. 더 이상 바다는 침묵하지 않습니다.
거대한 잠에서 깨어난 선체는 뱃가죽이 상처투성이로 아이들의 그날을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가만 있으라’ 하는 지배명령은 마침내 탄핵 구속되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아홉 명의 이름들과 만날 것을 대비해 결코 염려하지 않기 위하여 더 높이 더 멀리 눈을 떠야 합니다.
동거차 앞 남쪽 바다는 오늘 세월호를 보냈지만 진도 군민들은 가슴가슴 영원히 세월호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만남의 땅, 신비의 바닷길처럼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찾아다오 영면하소서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차마 님들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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