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목
작성일: 2017-03-16 19:52
읍과 각 면에 어린이회관을 지어 주세요!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라는 오래된 말이 있습니다.
도시에 살던 저는 4년 전 내 아이를 키울 마을을 찾아 귀향을 감행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편안함 대신에 불편하더라도 자연과 이웃 속에서 자라는 것이
내 아이가 더욱 행복한 길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지난 4년간 아이를 지켜본 결과
역시나 처음 생각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동안 진도에서 여러 부모님들을 만나면서
늘 아쉬운 점으로 거론되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 우리 군에 믿고 갈 만한
소아과 병원이 없는 걸 꼽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병원시설도 열악한 편이긴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병원시설은 아예 없으니까요. 그래서 갓난아기나 영유아 시기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밤이고 낮이고 목포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통원치료로 충분한 상황에도 진도에서 목포까지 왔다 갔다 할 수가 없어 입원치료를 받습니다.
그리하면 엄마나 아빠가 없이 집에 남아 있는 식구들 역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요.
우리 지역에 신뢰할 만한 소아과 병원이 한 곳만 있어도 이런 터무니없는
불편과 손해를 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두번째는 어린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영유아,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해당됩니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곳은 기껏해야 철마광장과 학교 운동장뿐인데,
더운 여름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이조차도 쓸모없지요.
주중에는 어린이집이나 학교가 피신처가 되어주지만,
주말과 휴일에는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는 형편입니다. 특히 자영업이나 농어업에 종사하는 부모님들은
주말이 되면 아이들을 믿고 맡길 곳이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우리 군과 시민사회에 제안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진도읍과 면 소재지에 어린이회관 설립을 추진해보면 어떨까요?
마을마다 있는 마을회관이나 노인회관처럼 어린이들에게 여름에는 땡볕을 막아주고,
겨울에는 추위를 막아줄 어린이회관을 지어주면 어떨까요?
아이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주방시설,
아이들이 땀을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이 갖춰진 어린이회관,
아이들이 모여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숙제도 하고 놀기도 하고,
동아리 모임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운영은 어떻게 할 거냐고 지레 걱정하거나 따지지 말고
우리 이웃들의 간절한 바람을 믿고 한 걸음 내디뎌보면 어떨까요?
다시 한 번,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합니다.”
우리 진도에는 지금 1천여 명의 초등학생이 있고, 그 형제자매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을 키우려면 마을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을 우리 지역의 소중한 구성원으로 여긴다면,
우리 어른들이 따뜻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부족한 생각이라도 귀 기울여 주시고, 고민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