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전체메뉴닫기

군정소식

작성일: 2007-01-08 17:15

제목 5개월간의 행복한 여행

고병인 행자부 지자체혁신컨설팅단 컨설팅위원
‘일어나! 일어나! 출근시간 늦어!’ 몇 번이나 자명종 시계가 울었는지 모르겠다. 새벽 5시인 것 같다. 잠깐 망설이고 있는데 늦겠다고 빨리 일어나라고 계속 재촉이다. ‘빨리 가야지, 늦으면 방법이 없지’ 생각하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어제도 12시나 돼서야 잠들었는데....

그러나 오늘은 즐겁게 일어난다. 진도군에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집사람도 덩달아 일어나서 아침밥을 차려준다고 한다. 새벽이라 생각이 없다는 데도 굳이 먹고 가라고 한다. 실랑이를 하느니 한술 먹고 가는 게 나나 집사람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 대충 한술 뜨고 택시를 탔다.
5시 50분 기차니 늦어도 5시 40분까지는 가야한다. 아침이라 연희동에서 용산역까지 막히지 않고 달린다. 이미 거리에는 나보다 먼저 나와 장사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청소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 바쁘게 그리고 부지런히도 산다. 15분 만에 도착했다. 역시 아침형인간이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창가자리에 앉았다. 지금부터 9시간은 나만의 시간이다. 언제 이렇게 오랫동안 나만의 시간을 가진 적인 있던가. 주말에는 가족과 얘들과 또는 결혼식 등에 불려 다녀야 하고, 휴가 때는 휴가인지 고문인지 모르게 지나가고, 추석이다 설이다 하는 명절에는 본가에 처가에 왔다 갔다 하면 피곤만 쌓이고…. 그래서 지금부터 진도군까지 갔다 오는 9시간은 나만의 시간인 셈이다. 그것도 10월까지 5개월간이나….
처음에 행정자치부에서 자치단체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고 하기에 속으로 별걸 다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도 부족하고 목적이 분명치 않은 경우에는 성과도 얻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행정자치부의 체계적이고 열성적인 추진계획에 분명 필요성을 느끼고 동참하게 되었다. 물론 참여시켜준 것에도 감사했다. 문제는 지원해야 될 자치단체들의 위치가 멀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조직의 일원으로 있는 사람으로서 나도 먼 거리는 꺼렸지만, 결국 자치단체 중 가장 먼 곳 중의 하나인 진도군을 내가 맡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먼 거리인줄 몰랐다. 기차만 타면 가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기차를 타고 중간에 내리는 것도 아니고 종착역까지 갔다. 그리고는 거기서 시외버스를 타고 또 한 시간정도 바다를 건너가는 대장정이었던 것이다.
오늘은 벌써 세 번째 방문하는 길이며,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한 날이기도 하다. 이제 담당자나 팀장님 그리고 과장님까지 모두 안면이 있으니 처음처럼 그렇게 서먹서먹하지 않다. 처음에는 무척 서먹서먹했다. 나는 나대로 낯설었고 진도군의 사람들은 행정자치부에서 왔다고 하니 뭐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무슨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은 아닌지 무척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취지를 설명하고 우리가 같은 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는 무척 가까워졌다.
이번 워크숍은 진도군청의 직원들만이 아니라 시민단체, 농민단체, 환경단체, 청년단체 등 진도군의 군민들과 같이 진도군의 비전과 전략을 만들기로 한 날이다. 무척 고민되었다. 많은 워크숍을 진행해보고 비전을 만들어봤지만 군민(시민)들과 같이 워크숍을 진행해 본 바가 없기 때문에 걱정이었다. 또 한참 FTA와 관련하여 NGO단체들이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에서 워크숍이 잘 진행될까 걱정이었다. 서로 싸움하는 것은 아니겠지. 처음에 내가 제안했지만 혹시 잘못된 결정은 아니었는지 무척 고민했었다.
그러나 막상 워크숍이 진행되고 나니 그런 걱정은 모두 사라졌다. 서로 토론하면서 군민들은 공무원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공무원들은 군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를 마음 터놓고 얘기하면서 서로를 아는 기회가 되었다. 워크숍 중간 중간에 서로 군의 문제와 정책에 대해 진솔한 토론을 하는 것을 보고 진도군의 발전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나는 그 와중에 미술가협회장님에게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어서 고맙다며 “順理”라는 좋은 글씨를 써주어서 받기도 하였다. 그때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이나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워크숍은 그렇게 성공적으로 끝나고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같이 만들었던 비전을 군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발표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음에 진도군의 세부전략을 수립할 때도 같이 참여하기로 약속 하였다.
다 마치고 올라온다고 하니 주임님이 양배추 3포기가 든 망 하나를 준다. 농약도 안한 무공해라고 한다. 참으로 고맙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서울까지 들고 간단 말인가. 기차에는 어떻게 싣고 간다지만 내려서 택시를 타던 버스를 타던 아니면 지하철을 타던 그때까지는 들고 가야 하는데 참 고민이다. 저번에는 진도의 특산물인 홍주를 주어서 감사했는데…. 그러나 생각해주는 주임님과 팀장님이 너무 고맙다.
차에 올라 양배추를 선반에 올리고 하루를 돌아본다. 무척 바빴다. 또 나의 과거를 돌아본다. 열심히 살았는지. 내일과 일년 그리고 십년 후도 생각해 본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렇게 바쁘게 생각 없이 살아가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며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행정자치부와 진도군이 매우 고맙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11시 30분이다. 양배추도 들고 가야하니 택시를 타야겠다. 양복 입은 사람이 한쪽에는 가방을 메고 한쪽에는 망사에 있는 양배추를 메고 가는 모양이 내가 봐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래도 고맙다. 집에 갔더니 집사람이 ‘얼마하지도 않는데....’ 했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다. 시계를 보니 1시가 다 되어간다. 이제 자야겠다. 대략 20시간 만에 돌아온 나의 자리다. 다음에 또 갈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 비록 내가 아는 것은 부족하지만 진도군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 주고 싶다. 그리고 진도군이 발전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 보여 행복하다.
진도군 파이팅, 대한민국 화이팅!!!

공공누리마크 제 1유형 (출처표시) 진도군청에서 창작한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만족도
60%
고객만족도 평가
5개월간의 행복한 여행 | 상세 | 군정소식 : 진도군청 페이지 링크 QR코드 URL:http://www.jindo.go.kr/home/sub.cs?m=22
QR Code 이미지를 스마트폰에 인식시키면
자동으로 이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이 QR Code
『군정소식』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 콘텐츠 최종수정일 : 2016-12-13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