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2수

작성일: 2021-03-15 08:28 (수정일: 2021-03-15 20:45)
도서관에 좀 들어갈 수 없어요?
13일 토요일 오후, 십일시마을도서관을 지나는데 병아리 몇몇이 도서관 귀퉁이에서 봄볕을 쬐고 있었다. 길을 돌아와 보니, 석교중학교 아이들이었다.
그 가운데 한 아이가 반가운 얼굴로 달려와 말했다.
“저희 도서관에 좀 들어갈 수 없어요?”
나는 잠시 망설였다.
‘십일시마을도서관…… 이제 완장 찬 그들의 전리품이 된 건가?’
아차 싶었다. 아이가 쓴 마스크 너머로 툭 튀어나온 눈빛이 세상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아니, 여기 주인은 너희들야! 방역 수칙 알지? 그리고 나갈 때 정리정돈 잘 하고!”
문이 닫힌 지 2개월여 만에 아이들은 자신들이 유년기를 보냈던 도서관 문을 스스로 열어제꼈다. 누가 귀차니즘을 핑계로 이 아이들을 돌려보낼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9일 진도군과 임회면주민자치회의 협약으로 임회문화센터-십일시마을도서관이 방치된 지 3개월째다. 지역개발과에서는 단 한 번 임회면사무소에서 간담회를 한 후로 여태 소식이 없다. 진도군의회 지역구 의원도 나와본다더니 감감무소식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제기한 민원은 4월초에 결정 예정인데, 아직 현장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는 진행 중이다.
2기 주민자치회 조직이 끝났다는 소식도 들린다. 군수 선거지원조직원들로 채워졌다는 1기 주민자치회와 달리 2기에서는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글쎄다. 회의안건도 공무원들이 만들어 주고, 회의록도 공무원들이 만들어 주는 주민자치회가 과연 ‘자치’를 할 수 있을까? 주민조직? 기존 주민조직을 허물고 옥상옥 주민조직을 만들어서 뭣에 쓰려고?
서울 살 때, 개혁당 운동하면서 주민자치 공부하던 게 20년이 넘었는데, 정작 주민자치회가 만들어지니 무슨 허깨비를 본 것만 같다. 헛살았다는 기분?
주민자치회장이 지역구 국회의원이 오면 쪼르르 달려가 인사하고 접대하는 건 자치회가 ‘선거조직’이라는 거지. 주민자치회가 정치 중립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머리에 총알을 박는 거지. 시체가 완장차고 돌아다니며, ‘나를 따르라’ 선동하는 거지. 충성! 하면서 따라다니는 주민들은 좀비?
십일시마을도서관은 십일시마을회관 용도로도 지어진 다목적회관(임회문화센터) 안에 있고, 마을회관은 마을에서 관리하고 운영하는 게 상식이다. 그 동안 그렇게 해왔다. 진도군청, 한국농어촌공사 진도지사, 추진위-운영위 10년 동안의 협의들이 모두 거짓이 아니었다면, 주민자치회는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코로나라는 이름보다 주민자치회가 무서워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지 못하는 세상을 바라는가?
[팩트체크]
임회면주민자치회에서는 '임회문화센터'는 임회면 전체가 사용해야 하니, 임회면주민자치회가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50여 페이지가 넘는 아래 보고서에서도 '임회면십일시종합문화장터-마을회관 신축공사'로 표기돼 있다.
당시 추진위원회에 속한 주민들 누구도 이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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