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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작성일: 2026-04-20 07:07 (수정일: 2026-04-20 07:28)

제목 미처 못했던 말!
작성자
이상현
조회
855

죽은 아이들이
봄꽃처럼 피었다 지기를 12년

우리는 잊고 산다.

잊지 않고 기억해주겠다 해놓고
잊는다는건 상처가 근육이 될 무렵이다.
망각은 살려는 자의 자기 최면이다.

우린 잊고 살지만
가슴에 묻은 아이는
날마다 살아 있다.

수학여행을 떠나던
기쁘고 들뜬 그 날 아침처럼
환히 웃는 모습으로
시퍼렇게 살아있다.

산자는 살아도 산게 아니고
죽은자는 죽어서도 죽은게 아니다.

죽어서도 살아서 떠돈다.
구천을 돌아 저승과 이승을 넘나든다.

산자는 죽고
죽은자는 살아있다.

저  맹골군도
시퍼렇다 못해 
검푸른 망망대해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깊은 해저에
내 아이가 숨 못쉬고 죽어간다.
턱 밑까지 차오르는 거센물살은 온몸을 휘감고 돈다
삼백여명을 삼킨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도 없이 숨고르기 한다

침몰하는 배
유리창 저쪽은 삶의 영역
이쪽은 죽음의 현장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는 곳
유리창 한장이 삶과 죽음을 가른다.

창밖 저쪽 삶의 영역을 그렇게도 바랬건만
끝내 외면하고 죽음이 미소 짓는다.
유리창을 긁어대던 손톱에선 피가 흐르고
붉은피가 흐르던 아픔도 소용없다.

봄이 태동하는 4월
벙그러지는 꽃들의
축제가 한창일때
내 아이들은 꽃처럼 그렇게
짧디 짧은 삶을 살다 갔다.

돌아올수 없는 
죽음으로 떠난 먼 수학여행 길

삼백여명이 영혼이 영원히 숨쉬는 곳
산자와 죽은자여!
우리 피닉스가 되어 다시 만나자.

팽목항에서 12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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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최종수정일 : 2026-04-14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