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6월

작성일: 2018-08-17 13:23
모두가 그리워지는 세상이 징그럽다 덕병마을에 장승 하나 더 서겠다. 둔전 지키던 병사들이 소나무로 도열한 그 언덕 진살등에 눈 부릅뜬 수복이형 황소 엉치뼈 목에 걸고 있겠다. 멋할라고 이 세상에 왔등가. 모진 세월 고추밭 싸움부터 수세잡세 인자는 못주겠다 논두렁 밭두렁만 타다 농민전사 통과의례 징역살이도 해보고 막걸리보다 더 누런 땀. 진도 섬놈들을 깔보지 마라. 느그들이 용장 삼별초를 알것냐. 못된 것만 골라 휘돌이로 삼켜부리는 울두목 바다를 건너보았냐! 숭어처럼 펄떡이는 옥주골 농민들의 팔뚝이 금골산에서 목장터까지 쟁기질하던 날 뻐꾹새 소리 따라 모를 심고 삼복 더위 지심 매어 땀방울로 영근 나락 몇 섬을 경찰 가득한 진도대교에다 막 뿌리던 그 심사를 니가 아느냐 아나 물태우야. 떡저리 내년 보름날 동제 거리제에 밥그릇 하나 더 놓겠다 농민이라서 가장 당당했던 사람. 겨울대파 안정수급 보상폐기를 핏대로 주도하던 김수복 농민회장. 경찰서 앞 전경 구둣발에 차이면서 장승처럼 버티며 90년대를 지켰던 사내. 사랑함으로써 세상을 극복하는 그런 사려깊은 삶을 살아온 사람을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농민은 죽어서도 씨앗이 된다 했다. 가을이 끝나면 서울로 서울로 아스팔트 농사 지으러 가자 먼 힘이 남았다고 또 나락가마니 싣고 진도다리 넘는 일대사 길성이 후배한테 넘기고 덕병마을 장승 사령관 북풍받이 호령으로 따라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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