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5일

작성일: 2018-04-13 09:14
산에 산에 꽃피면
손에 손을 꼭 쥐던 소녀들 떠오르네
가까이 있어 더 멀어진 바다가 있다네
누구에게나 그 바다가 있다네
어린 시절 집앞 시냇물에
종이배를 기우뚱 흘려보냈지
함께 따라가지 않았다네
한 해 한 해 봄은 또 왔다네
저리도 꽃이 붉은지 조금 알겠네
바다로 흘러간 물들이
왜 저렇게 수평을 갈망하는지
파도처럼 들썩이는 가슴
팽목항에 가서 알았네
탈상바위 언덕에 스몄던 풍란향
맹골수로 건너 서거차도 동거차도
병풍도 관매도 날아오르지 않는 섬
우리는 모두 바닷가에 산다
우리는 모두 떠밀리고 싶지 않다
여기 꼭 팽목항이겠는가
떠밀리고 떠밀릴수록
더 질리도록 시퍼렇게 다가오는
너의 이름을 쓴다
다 꽃이다
바다의 꽃으로 둥둥 떠다니던 잠수사도
스님의 짜장면 질긴 향기로움도
그저 기억 밖으로 떠도는 섬이 될까
죽어서 꽃이 될까 나비가 될까
살아 살아 사람이 되지 않는
저 기울어진 저울대에서
꽃은 붉은 등대에 피고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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