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5일

작성일: 2018-02-10 16:50
설 전야(前夜)
-진도를 찾아오는 모든 향우들에게 바칩니다-
그대 오시리려나
그 많은 밤
서설은 하염없이 쌓이고
먼 산 소나무들도 발돋움해
푸르름을 간직했던가
그대 마침내 오시리려나
청자빛 명량수로
울돌목 물결들은
밤새 몸 뒤척이며
잠못이루지 못했던가
돌아보면 가없는 세월
너와 나
오직 꿈 하나 품고
새벽별 산길을 걸어
누구는 정겨운 내 고향
어찌 떠나고 싶었으랴
신금산 돌아보며
어류포 장죽수로 건너갈 때
어머니는 돈대봉 망바위로
얼마나 서성거리셨는가
슬픔이 슬픔을 씻는 바다
만나지 못한 그 죄업
소용돌이 세례를 받는 이 곳으로
이제 사람이 먼저인
이 겨레의 그대들
발길마다 온고의 승리 찾아 건너는
노둣돌 디딤하는 오작교
거북선과 진도개가
민족의 얼 지켜내며 반기는 진도대교
직녀와 견우가 만나듯
다시 돌아오는 그대
이 한 겨울
더 추울수록
네가 그리울수록
오직 푸른 마음 하나로
대파처럼 봄동처럼
옥주 고을 수 놓고 기다리던
어미들아
어깨 굽은 아비들아
눈빛은 벌써
동구 밖 비석거리에 닿는다
경적소리 설레어
한 밤에도 벌떡 일어서는
진도의 마음이여
이 설날에도
삼별초 호국 전사처럼
1천척 대 선단이
천릿길 서해를 건너오듯
백두대간 고을고을
달빛으로 건너 건너
그대 다시 오시리려나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집집마다 아라리가 났네
시아비는 마당 쓸고
며누라야 설거지는 내가 하마
니 에미는 손주 얼굴 그리워
오늘도 들뜬 가슴 둘레밥상
닦고 닦는다
그대 마침내 오시려나
금골산 첨찰산 여귀산 지력산
골짜기 마다 물소리 발걸음 울렁대며
동백꽃은 혼자서 붉게 피었다네.
-박남인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