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7화

작성일: 2017-08-25 19:58 (수정일: 2017-08-28 08:48)
<b>[칼럼] AI·구제역 막으려면 '동물 복지' 확대 시급하다</b>
<b>동물 보호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b>
<b>감금틀 사육 폐지 등 보호 대책 확대해야</b>

<b style="text-align: justify; line-height: 1.5; font-size: 10pt;"> /이일호 환경 복지 전문기자</b>
우리나라는 2016년 11월 부터 발생한 H5N6 조류독감(AI)으로 3,300만 마리가 넘는 조류를 살 처분 했다.
동일한 시기 같은 바이러스로 조류 독감이 발생한 독일, 프랑스, 덴마크는 백만 마리 이하의 살 처분에 그친 것과 극명히 비교되는 상황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질병 방역을 위해 전체 사육 조류의 30%에 이르는 막대한 동물들을 죽이고 있지 않다. 같은 바이러스 감염에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은 우리나라 축산 시스템 전체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문제는 철새에 의한 바이러스 유입과 전혀 무관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대규모 질병을 막아낼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축산 시스템의 구축과 체계적인 방역 시스템의 존재 유무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에서 조류독감이 매번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나 계획이 없다. 이제 조류독감은 대한민국의 국가적, 국민적 재난이자 재앙이 돼 버렸으며, 반복적인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한 프레임 변경 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제일 시급한 문제는 ‘감금틀 사육 폐지’ 등 동물 복지의 확대 실시다.
국내 일반 양계장에서 알 낳는 닭(산란계)들은 작은 닭장 케이지 안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걷지도 못하고 날개도 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산란계 1마리의 사육 평균 면적이 A4 용지(0.062㎡) 한 장도 되지 않는 0.04㎡(20cmx20cm)이다.
이러한 감금틀 사육은 동물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심각한 스트레스 및 면역력 저하 등을 불러와 결과적으로 동물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국내의 이러한 공장식 밀집 사육 비율이 2015년 기준 98.5%로 절대적이다.
닭 사육장 안은 대낮에도 온갖 먼지와 깃털, 분변 등으로 축사 안이 뿌옇게 흐릴 뿐 아니라 심한 악취와 수많은 병균들, 그리고 더럽고 오염되어 최악이다.
그리고 한밤에도 불을 켜놓아 알 빼기에 시달리고 있는 닭들이 병이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이러한 사육 환경은 전국 축산 농가에 산재해 있는 저병원성 조류독감이 고병원성으로 변이 된다는 것이 조류독감 바이러스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고밀도 닭 사육은 조류독감 바이러스 진화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다. 자외선과 햇빛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햇빛에 직접 30분만 쏘이면 고병원성 조류독감 인플루엔자는 완전히 활동을 멈추지만 그늘에서는 며칠간 지속될 수 있고, 습기를 머금은 거름에서는 몇 주도 버틴다.
현대의 공장식 축산이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 생산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식량농업기구(FAO)는 공장식 밀집 사육 방식을 조류독감 확산 제1 원인으로 꼽았다. 자연 상태에서 동물과 바이러스는 서로 싸우면서 함께 진화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공장식 밀집 사육에서 닭과 오리의 면역력과 바이러스 저항력은 최하이며, 조류독감 확산 전파에 최적인 상태인 것이다. 2003년부터 2016년 12월까지 조류독감 발생 건수를 보면 한국 112건, 중국 130건, 일본 32건 이다.
그리고 같은 기간 유럽에서 발생한 조류독감 건수는 영국은 3건, 독일은 8건, 스웨덴은 1건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의 동물 복지 사육 비율은 영국 48%, 독일 89%, 스웨덴 78%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는 아예 2012년부터 모든 산란계 농가에 대해 감금틀(배터리 케이지, Battery Cage)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동물 복지 개념을 적용할 경우 현재 생산비의 1.8~2.5배에 이르는 경영비 부담이 생길 수 있으나 세계적인 동물 복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선진국 등에 대한 수출을 할 수 없게 되는 등의 불이익 발생이 예상되므로 지금부터 차분히 관련 법령과 농가 지원 대책을 마련해 10년 후를 준비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농가의 부담을 줄여주고 농업농촌을 지켜나갈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동물 복지를 주도하는 유럽은 1986년 산란계의 과도한 밀집 사육을 금지하는 지침, 1991년 송아지 사육 기준과 돼지 사육 기준에 대한 지침을 잇달아 마련하면서 EU 국가들은 동물 복지를 선도하게 됐다.
1822년 영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동물 보호법이 통과된 것이 유럽 동물 복지 정책의 시발점이다. 이제 청정 우리 고장에서도 진도를 친환경 특구로 지정하고 동물 복지를 선도해 나가 타 지역에서 그린 진도를 찾을 때 진도대교에서 입장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지속 가능한 진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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