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1-12 09:36 (수정일: 2016-01-12 09:37)

제목 가지 않는 길을 찾아서(3)
작성자
이양래
조회
2661

가지 않는 길을 찾아서(3)

첫 번째 고개를 넘었다 아주 낯선 모습이 들어왔다. 여기는 용산 저수지 상류쪽이자 여귀산 먼 자락쯤 되는 곳이다. 정말 산골 오지라는 느낌이 팍 드는 곳이다. 집 한 채가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큰 나무로 둘러싸인 오래된 축사가 있다. 그 중간에는 폐가로 보이는 집도 있다. 아래 쪽을 보면 용산저수지와 마을 자락이 멀리 보인다. 조금 내려가면 네 군데로 갈라지는 사거리가 나온다. 어디로 가야 강계 쪽으로 가는 길인지 분별하기가 어렵다.

전신주가 있는 좌측 길을 따라 가면 된다. 쭉 가다보면 다시 고개가 나온다. 바다냄새가 넘어 오는 길목이다. 저 멀리 접도와 강계죽림 앞 바다가 지친 나그네를 반긴다. 아! 다 왔네 하는 생각이 확 다가오는 지점이기도 하다. 강계마을로 내려왔다. 석화구이, 석화 삶는 냄새가 가는 이의 발걸음을 자꾸 돌리게 하는 곳이다. 쐐주 한잔 생각나는 사람은 그대로 주저앉아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은 없다.
강계마을을 벗어나 금갑, 활곡, 송정, 죽청 마을을 지나 명금초등학교 앞까지 큰 길을 따라 걸었다. 휴일이라 다니는 차량이 많아 걷기에는 넉넉함이 없었다.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비켜서기를 반복했다. 그렇지만 활곡리 앞에서 일하시는 노부부와 가족, 젊은 부부 등을 만나 얘기하는 재미도 있었다.

명금초등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4시쯤 되었다. 정류장 앞에 푹 주저앉아 10분 정도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읍에서 3시 20분 출발하여 접도까지 갔다가 다시 읍으로 들어가는 버스다. 우리부부가 읍을 출발할 때 버스시간을 체크하고 그 시간에 맞추어 온 것이다. 총 7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번 트레킹은 가지 않는 길을 찾아 걸어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문전새재 고갯길, 강계에서 상미실로 넘어 오는 옛길은 우리 선조들이 넘고 넘었던 추억의 길로 우리 진도를 더 잘 보고 더 잘 알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 길을 걷고 싶은 분은 주저하지 말고 바로 출발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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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