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1-12 09:32 (수정일: 2016-01-12 09:33)

제목 기지 않는 길을 찾아서(1)
작성자
이양래
조회
2573

가지 않는 길을 찾아서(1)

요즘에 사람들은 어딜 가나 차를 이용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길을 걸어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특별한 경우만 차를 이용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 편리함이 최우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환경에 익숙한 우리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길을 따라 몇 시간씩 트레킹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너무나 익숙한 길이고 뭐 볼 게 있나 하는 생각 때문에도 그렇다. 하지만 천천히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행하는 사람과 끊임없이 대화할 수도 있고 또 자기만의 침묵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 주변 풍광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어 생각의 차이, 관점의 차이를 간접경험해 볼 수도 있다. 특히 고향에 대한 새록 새록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2016년이 시작되었다. 시작과 함께 3일 연휴가 겹쳐 있어 누구나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연휴를 뜻 있게 보낼 수 있을까? 필요한 것은 내 결심, 내 실행뿐이었다. 첫날은 해맞이 행사, 둘째 날은 트레킹, 셋째 날은 동계 마을 방문으로 정했다.

1월 1일은 새벽 5시에 일어났다. 해맞이 행사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니 10시 30분 정도 되었다. 연말연시에 쌓인 피로를 풀 필요가 있어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날 트레킹 갈 준비를 하였다. 코스는 진도읍-남산–죽엽-신생-하굴-문전새재 임도-광전-삼막리-용호리-하미-상미-죽청 뒤산에서 강계로 연결된 임도-강계-금갑-활곡-송정-죽청 등 갈 때 까지 가다가 버스를 타고 오는 것으로 잡았다. 원래는 강계마을에서 금갑쪽으로 가지 않고 동헌리로 가서 바다가 보이는 미르길을 걸을 예정이었는데 지인의 손자 돌잔치에 가야해서 돌아 올 때 버스탈 수 있는 코스를 택했다.

우리 부부는 2016. 1. 2. 9시에 읍을 출발했다. 남산 죽엽 신생동을 거쳐 칠전마을 들어가는 고개 입구까지 갔다. 신생동을 벗어나 칠전으로 가는 이 길은 포산 마을과 들녘을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휘몰아치는 눈이 오는 날, 이 길은 정말 장관이 연출되는 곳이다.

하굴 마을 표지석은 칠전마을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이곳에서는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다. 논밭과 하천을 지나 3-4백미터 가면 마을에 갈 수 있다. 시간으로는 10분 정도 소요된다. 예전에는 칠전 쪽에서 중굴을 지나 포서리 쪽으로 난 길이 주요 진입로였을 것 같았다. 지금은 경지 정리를 하면서 도로의 폭을 넓히고 포장을 하여 마을 진입로가 달라진 것 같다. 그러나 상수도 공사 후 재포장 부분의 도로가 많이 훼손되어 있어 재포장이 시급해 보였다. 마을 정자를 지나니 차량이 한데 뭉쳐 있었다. 칠전 저수지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의 차량이었다. 텐트, 고무보트도 보였다. 전문 외지 낚시꾼인 것 같았다. 커다란 가스통을 비롯해 취사도구, 쓰레기 등이 방치되어 있었다. 이래도 되는지 의문이 갔다.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굴 마을에서 중굴 마을 쪽으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문전새제 길 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사연도 많고 전설 같은 얘기들이 전해내려 오고 있는 길이다. 입구부분은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다. 조금 올라가면 새로 난 비포장 임도가 나온다. 이 산길은 여러 사람들이 읍에 오갈 때나 산에 나무를 하러 다닐 때 통행했던 길로 생각되었다. 그렇지만 도로가 확장되고 새롭게 뚫리면서 문전새재는 오랜 시간 동안 다니는 사람이 뜸한 길이 되고 말았다. 최근에 다시 임도로 확장되어 새롭게 태어났다. 이름하여 문전새재다. 이 고개를 중간쯤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칠전마을과 들녘, 그리고 읍 전경까지 볼 수 있다. 앉아서 긴 한숨을 내쉬어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읍을 출발해서 문전새재까지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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