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1-06 15:50

제목 걸어서 조도 여행하기(6)
작성자
이양래
조회
2738

북풍이 불어오는 바다는 회색빛으로 이글거렸다. 내외병도와 백야도 등 크고 작은 무인도, 저 멀리 신안 섬들이 저녁노을에 반사되어 신비롭게 보였다. 톳 양식 부표는 바다 거리를 알려주듯이 가물 거렸다.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르자 도리산 전망대로 가는 이정표가 보였다. 산 정상을 쳐다보니 정비된 전망데크가 큰 테두리처럼 둘러쳐 있었다. 도리산 전망대에 올라가면 정말 섬들이 새떼처럼 바다에 내려 앉아 있는 듯하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광을 볼 수 지점이다. 특히 날씨가 청명한 날에는 바다와 섬, 하늘과 구름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관광객들이 오면 차량으로 주로 올라가서 조도 전체를 조망하는 그런 산이다.

그러나 도리산의 도리(새, 鳥)는 일본 말이므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언젠가는 지명을 새산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도리산 전망대로 올라가는 산자락에 몇 가구가 살았다는 집터에는 잡초만 무성했는데 깔끔한 별장이 한 채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군에서 주차장도 건설해 놓았다. 눈 발치에 고개가 보였다. 거기를 지나면 여미마을이다. 드디어 다 온 것 같다.

천천히 고개를 올라가자 방파제와 선착장, 언덕위에 새로 지은 집들이 보였다. 마을 표지석도 보였다. 선착장에서 보는 마을 전경은 온팍지면서도 아늑해 보였다. 비탈진 곳을 따라 이리저리 이어진 길과 석축들이 옛날 마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전답이 적어 톳 양식이 주 소득원인 동네다. 이제는 일 할 사람이 없어 주로 부부가 함께 바다에 나가 작업을 하는 모양이다. 동네 이름처럼 차분한 곳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시간을 보니 4시 30분을 넘어가고 있었다. 언덕위의 하얀 집으로 올라갔다. 주인을 만나기 위해서다. 여미마을 홍보맨이자 바다의 사나이라고 항상 말씀하시는 전 이장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읍에 올 때 마다 한번 놀러 오라는 말이 있어 이번에 만나고 싶었다. 조도 관광해설가이드이기도 하다. 오늘 관광 안내소 근무라며 어류포에서 만났는데 동구마을 입구를 걸어올 때 다시 만났다. 커피한잔 마시고 싶었다. 사모님께서 타준 커피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잠시 집안에서 이야기 한 후 밖으로 나오니 해가 여미마을 뒤편에 있는 관사도 쪽으로 지고 있었다. 일몰과 섬, 바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리움이 녹아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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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